대세가 되고 있는 긱이코노미(gig-economy)

온디맨드 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온디맨드 서비스에 의해 요구되는 노동수요가 함께 증가하며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새로운 노동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란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인력을 고용하는 형태로, 과거에는 각종 프리랜서와 1인 자영업자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온디맨드 경제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단기 계약을 맺고 노동력(서비스)을 제공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긱 이코노미’는 즉각적인 고용이 가능하고, 인건비 부담이 적다는 장점 때문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 또는 ‘프리랜스 이코노미(Freelance Economy)’의 성장 배경과 현황, 향후 발전 방향과 문제점 등을 연재합니다.

아직도 ” 그 회사 직원이 몇 명이냐?”고 묻는다면, 명백한 ‘꼰대’다.

긱 경제로의 이동은 크게 자발적 이동과 강제적 이동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노동시장에 따라서는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롭게 바뀌는 기술을 끊임없이 습득하면서 업계 전체를 구석구석 조망할 줄 아는 사람에게 큰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경우가 있다.

가령, IT개발자나 디자이너처럼 다양한 경험과 프로젝트 진행 경력을 중시하는 직종을 예로 들어보자. 대기업의 말단에 위치하면서 위에서 내려오는 업무만 처리하는 경우 당장은 좋은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없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전체 업무의 스코프를 파악할 수 있는 작은 직장에서 경력을 기르는 것이 유리하다.

그들에게는 직원으로 일하기보다 프리랜서로 긱을 찾아다니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미국의 좋은 MBA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국내 회사들의 임원으로 1~2년에 한 번씩 회사를 옮겨 다니며 연봉을 높여가는 사람들도 넓은 의미의 긱 경제의 확산에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자동화·기계화에 밀려난 노동자의 선택

어쩔 수 없이 긱 경제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다. 기계와 로봇으로 대체되던 블루컬러 노동자들은 물론, 화이트 컬러 노동자들이 정규직을 얻기 힘들게 되면서 컨설턴트로, 프리랜서로 전업하는 것이다.

한 때 잘나갔던 경영학과 출신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과거 그이 가졌던 기술을 외국으로 아웃소싱하거나, 간단한 소프트웨어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노동시장은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과 모바일 로봇기술(mobile robotics)의 발전을 통해 화이트컬러와 블루컬러를 가리지 않고 기술로 대체 가능한 인력을 솎아낸다.

영국 옥스포드 마틴스쿨(Oxford University’s Martin School)의 칼 프레이(Carl Frey)와 마이클 오스본(Michael Osborne)은 유명한 논문 ‘고용의 미래-우리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The Future of Employment : How Susceptible Are Jobs to Computation?)에서 “블루컬러와 화이트컬러를 막론하고 일상적인(routine) 업무들은 자동화 앞에서 희생될 수밖에 없다”면서, “고객들을 상대하는 직업 중에서도 고난도의 설득과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노동력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분석했다.

로봇과 AI는 과연 인간을 노동시장에서 몰아낼 것인가?

자동화의 물결은 자동화에 밀려나 긱 경제로 들어온 노동력마저 끊임없이 추격한다. 또 하나의 긱인 우버(Uber) 택시의 경우도, 다른 일을 하면서 또는 전업으로 우버 택시를 모는 기사들도 오래지 않아 무인자동차들에게 직업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우울한 전망은 어쩔 수 없이 과거 노동시장의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산업화의 물결은 노동자를 불안한 지위에 꾸준히 머무르게 하면서 임금을 낮게 유지해왔다. 그러던 산업계가 실업률이 낮아지면서 노동자들이 직장을 바꾸며 몸값을 높이는 것을 막기 위해 장기근속 형태의 직업족쇄(job-lock)를 마련, 각종 혜택을 주면서 오늘날의 ‘직장인’이 탄생했다.

노동조합은 그러한 직업족쇄 내에 있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발생했다. 20세기 고용형태의 마지막 조종을 울리는 것이 긱 경제의 등장이다.

IT 컬럼니스트 박상현 씨는 “긱 경제와 함께 직업족쇄가 사라지고 있고, 그 족쇄와 함께 임금과 각종 복지대책을 지켜줄 노동조합도 사라지고 있다”면서 “노동자들은 노트북을 무기로 긱을 찾아 스마트폰의 메시지를 확인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한다.

긱 이코노미, 투자 확산

한편, 아메리카 액션 포럼(America Action Forum)에 따르면, 2020년 미국 고용자의 약 40%가 프리랜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에서는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신조어로, 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 ‘프리터’가 이미 일반화됐다. 일본에서도 ‘긱 경제’에 대한 관심이 당연히 높아지고 있다.

긱 경제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세 사람이다. 긱 이코노미의 대표적 기업인 우버를 예로 들면, ‘승객’과 ‘운전수’ 그리고 플랫폼 기업인 ‘우버’ 등이다.

승객은 필요한 시간에 간편한 조작만으로 값싸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고, 운전수는 자기가 일하고 싶을 때 남에게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 전체로는 수요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또한, 플랫포머(우버)는 기술이나 통신망의 발달을 향유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사회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긱 경제는 가히 기업혁명이라고 할만하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우버는 불법 택시 운영이라는 논란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해 현재 76개국 473여개 도시에서 영업활동을 전개 중이다. 2014년 4월부터 6월 사이 뉴욕시에서 우버를 이용한 고객은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같은 기간에는 800만명이 우버를 이용했다. 같은 기간 기존 택시 사업자인 옐로우캡 이용 고객은 400만명이 감소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대표적인 긱 이코노미 사업자 중 한 곳이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191개국 3만4000개가 넘는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8년 이후 6000만명 이상이 서비스를 이용해 기존 호텔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긱 이코노미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 4월까지 미국 온디맨드 업체 투자된 금액은 총 94억달러(10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84%인 79억달러(8조7400억원)가 2014년 이후에 집행될 만큼 인기가 급상승했다.

이제는 주문버튼을 클릭하기도 전에 이미 배달이 되는 시대. 긱의 영역은 무한하다.

단순형태 벗어나 전문영역으로 확대

국내의 대표적인 긱 이코노미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대리운전기사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를 꼽을 수 있다. 이 앱은 서비스 오픈과 함께 기존 대리운전 업체와의 각종 소송전에 휘말리는 진통을 겪고 있지만, 카카오택시가 그랬듯 대표적인 대리운전 서비스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홈케어 시장을 겨냥한 ‘와홈’,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곧감’, 서울 전 지역 어디라도 2시간 안에 물건을 배송해주는 굿스플로의 O2O 서비스 ‘배송지키미’ 등의 긱 이코노미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긱 이코노미는 최근 차량이나 숙박을 이용하는 단순한 형태에서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컨설팅 등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앱을 통한 영상통화로 질병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닥터온디맨드(Doctor on Demand)’서비스와 법률적 조언이 필요한 사람과 변호사를 연결해 주는 ‘퀵리걸(Quicklegal)’ 앱이 출시돼 서비스 되고 있다.

강서진 KB연구소 연구원은 “온디맨드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긱 이코노미와 관련된 논란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플랫폼의 성장과 일자리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온디맨드 경제와 긱 이코노미 결합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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