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가 되고 있는 긱이코노미(gig-economy)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각종 물품이나 서비스가 모바일 네트워크 또는 온라인 장터를 통해 즉각 제공되는 주문형 서비스인 온디맨드(On-Demand) 경제가 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온디맨드 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온디맨드 서비스에 의해 요구되는 노동수요가 함께 증가하며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새로운 노동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란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인력을 고용하는 형태로, 과거에는 각종 프리랜서와 1인 자영업자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온디맨드 경제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단기 계약을 맺고 노동력(서비스)을 제공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긱 이코노미’는 즉각적인 고용이 가능하고, 인건비 부담이 적다는 장점 때문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 또는 ‘프리랜스 이코노미(Freelance Economy)’의 성장 배경과 현황, 향후 발전 방향과 문제점 등을 연재합니다.
공연 사례, 홀로 전국 공연 재즈 보컬리스트, 비결은?
재즈 보컬리스트 한 사람이 어느 주말에 뉴욕 맨하탄의 한 작은 홀에서 공연을 하기로 했다. 초대형 인기가수가 아닌 이상 반주를 맡을 세션맨들을 항상 데리고 다닐 수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공연장이 있는 맨하탄 주변에서 연주자들을 구해야 했다. 실력이 일정 수준 이상 되는 연주자들 중에서 그 주말에 공연이 가능한 사람을 찾아 계약했다.
피아니스트, 색소포니스트 등, 공연에 필요한 연주자들은 이미 자신들이 연주 가능한 레퍼토리가 있기 때문에 공연 전 간단히 맞춰보는 것만으로 바로 공연에 투입될 수 있다. 그렇게 모인 연주자들은 금, 토, 일 저녁 세 번의 공연을 마친 후 다시 뿔뿔이 흩어진다.
보컬리스트는 다음 주말 시카고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을 공연을 위해 떠난다. 물론 그 다음 도시에서 공연을 도와줄 연주자들과도 섭외가 끝났기 때문에 보컬리스트는 공연계약을 책임지고 있는 에이전시가 보내준 일정과 비행기 티켓만 갖고 홀가분하게 이동한다.
출판계 사례, 바통 이어받듯 단계별 전문가들 작업 ‘척척’
한 출판사가 대기업 홍보물 제작을 수주하면 그 작업에 가장 잘 어울릴만한 작가와 사진작가, 디자이너, 번역가들을 섭외해 작업진을 구성한다. 그리고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달 동안의 작업에 들어간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그 회사의 ‘직원 명단’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청업자들’이라고 부르기에는 전문성이 높은 인재들이다. 모두들 여기저기서 3~4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같은 시간 출근해 함께 일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한 자리에 모여 일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가는 원고를 완성해 이메일로 보내고, 편집자는 원고를 확인해 번역자에게 넘기고, 번역자의 결과물은 디자이너에게 넘어간다. 디자이너가 며칠 동안 작업한 결과물을 웹하드에 올리면 편집자와 프로젝트 매니저가 최종확인 후 납품하는 방식이다.
월말에 대금을 받으면 작업에 참여했던 프리랜서들의 계좌에 나눠 넣어주고 프로젝트는 종료된다. 물론 같은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다른 프로젝트를 하게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단지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를 뿐이다.
IT업계 사례, 프리랜서 본산 IT업, 평판이 생명
앱 제작을 하는 스타트업은 ‘그 바닥에서 쓸 만한’ 디자이너들이 누구인지, 어떤 개발자가 일정에 맞춰 납품하는지, 또는 납기를 지키려 노력하는지 이미 잘 알고 있거나, 적어도 한 다리 건너 알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면 ‘쓸 만한’ 사람들과 연락해 일정을 확인하고, 보수를 흥정한 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동안 작업을 함께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작업은 IT스타트업에 국한 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몇 십 년 후에는 모든 노동이 ‘긱’의 형태로 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 만큼 ‘긱’은 경제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O2O 서비스, 온디맨드 경제의 성장
‘긱 이코노미’란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인력을 고용하는 형태다. 과거에는 각종 프리랜서와 1인 자영업자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온 디맨드 경제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단기 계약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긱 이코노미’는 특정 분야의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비경제활동 인구가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비정규직과 임시직을 늘려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저임금 노동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비판도 상존한다.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각종 물품이나 서비스가 모바일 네트워크 또는 온라인 장터를 통해 즉각 제공되는 주문형 서비스인 온디맨드(On-Demand) 경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로 온라인으로 수요를 파악해 오프라인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O2O(Online-to-offline) 형태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과 근처에 있는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이러한 추세는 우버 등 교통부문에서 출발, 숙박·세탁배달·청소·세차·음식배달·대리운전·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온디맨드 서비스는 즉시적 접근성, 편리성, 가격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특정 산업에서는 기존 플레이어들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미국 국민의 기술 수용성 연구(NTRS3)에 따르면, 우버(Uber), 리프트(Lyft)와 같은 교통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미국 국민은 매월 730만명에 달하며, 관련 지출액도 연간 56억 달러(약 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버의 경우 불법 택시 운영이라는 이유로 법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해 현재 76개국 473여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뉴욕시의 우버 이용자는 2014년 4~6월 200만명 수준에서 2015년 같은 기간 800만으로 증가한 반면, 기존 택시(Yellow Cab) 이용자는 400만명이 감소했다.
또한, 숙박공유업체 에이버앤비(airbnb) 역시 현재 191개국 3만 4000개가 넘는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8년 이후 6000만명 이상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기존 호텔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0년부터 2015년 4월까지 미국 온디맨드 업체에 대한 투자규모는 총 94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약 84%인 79억 달러가 2014년 이후에 집행됐을 정도로 최근 들어 그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향후 온디맨드 경제의 추가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긱 이코노미’, 필요할 때, 필요한 기간만큼
온디맨드 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온디맨스 서비스에 의해 요구되는 노동 수요가 함께 증가하며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새로운 노동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는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그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의 경제를 의미한다.
‘긱’(Gig)이란 단어는 ‘일시적인 일’이라는 의미다.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 주변에서 단기계약으로 연주자를 섭외해 공연한 데서 유래했다.
과거에는 각종 프리랜서와 1인 자영업자 등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됐지만, 온디맨드 경제가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단기 계약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기존의 고용은 회사가 직접 직원을 채용해 정식 계약을 맺고 보유된 노동력으로 고객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을 활용하는 형태였다. ‘긱 이코노미’는 기업이 수요에 따라 초단기 계약형태로 공급자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급자 입장에서, 공급자는 누군가에게 고용돼 있지 않고 필요할 때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시적으로 고용돼 고객이 원하는 노동을 통해 수입원을 창출하는 것이다.
일례로, 우버는 2015년말 기준, 전 세계 110만명 이상의 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대신 ‘드라이브 파트너’로 계약, 독립 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차량, 숙박 등에서 시작된 이러한 고용 형태는 배달, 청소 등 여러 단순노동 서비스로 확장됐으며, 최근에는 변호사, 컨설팅 등 전문인력이 참여하는 서비스로도 진화하고 있다.
가사노동(Handy), 식료품 배달(Instacart), 옷 세탁(Washio), 각종 심부름(TaskRabbit), 현장 방문 포장 및 배송(Shyp), 유명 레스토랑 음식 배달서비스(DoorDash)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법률적 조언이 필요한 사람과 변호사를 직접 연결해주는 퀵 리갈(Quicklegal), 각종 컨설팅이 필요한 업체와 퇴직, 육아 등의 이유로 풀타임이 어려운 전문 컨설턴트를 파트타임으로 연결하는 아월리 너드(HourlyNerd)와 같은 전문직 연결 서비스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긱 이코노미의 고용형태를 활용하거나,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들도 등장했다.
아마존(Amazon)은 지난해 9월부터 총알배송 서비스 ‘프라임 나우’를 제공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개인 차량을 소유한 일반인을 배송 요원으로 활용하는 ‘아마존 플렉스’(Amazon Flex)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마존 플렉스에 참여하는 운전자들은 시간당 18~25달러를 받으며 하루 12시간 이내에서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의 세븐일레븐은 포스트메이트(Postmates)와 제휴를 통해 인터넷 물품 구매 배송대행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약국체인 월그린(WallGreen)은 태스크래빗(TaskRabbit)과 제휴해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마트는 우버·리프트 등 차량공유 서비스와 제휴해 고객들에게 식료품을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를 덴버와 피닉스에서 시범 실시하기로 발표했으며, 코스트코는 인스타카트(Instacart)와 제휴해 고객이 원하는 식료품을 배송하는 서비스 제공한다.
일자리 창출 VS 고용 질 악화
일각에서는 긱 이코노미가 특정 기술이나 능력에 대한 수급 불균형을 완화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근로시간의 유연성 확대로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시장 재진입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맥킨지는 2025년까지 긱 이코노미가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전 세계 GDP의 2%에 해당하는 2조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약 5억4000만명의 인구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는 근로시간의 유연성은 전업주부나 퇴직자들의 노동시장 재진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일자리를 보유한 노동자들의 실제 노동 시간도 늘려 소득증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실제 긱 이코노미에 참여하는 공급자의 62%가 풀타임 직업을 갖고 있으며, 부수입을 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답변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