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이 되던 1996년 처음으로 요가를 만났습니다. 혜인사에 몸을 쉬러 갔던 한 선배가 요가를 수련하고 돌아와 보인 눈빛에 반해 요가를 배웠습니다. 30대 초반, 담마요가원에서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한 후 현재 17년째 사람들과 함께 요가를 수련하고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요가의 동작은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가 철학을 몸으로 체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요가 철학을 더 생생하게 알기 위해, 몸의 생리학을 보다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수년간 여러 요가수련센터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러던 중 동의보감을 만나게 됐습니다. 동의보감은 “인간의 생명이란 정(精), 기(氣), 신(神)의 활동으로 항상성을 유지하며, 정(精), 기(氣), 신(神) 을 닦는 것이 바로 생을 기르는 것과 같다”는 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열어주었습니다. 몸과 정신이 분리되어 정신이 의지를 내어 이끄는 대로 사는 것이 생명의 본래 면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몸과 정신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나’라는 존재의 이쪽면과 저쪽면이란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동의보감을 공부하면서, 요가는 몸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그때마다 만들어지는 미묘한 마음을 알아가는 체계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몸의 동작을 통해 마음과 정신을 알아가고 조율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요가의 동작과 요가철학, 동의보감을 함께 엮어가면서 공부하는 즐거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몸이 부드럽고 힘있는 상태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정(精), 기(氣), 신(神)이 순환하면서 만들어진 내 몸이 편안하고 행복한 일상을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동의보감과 요가의 만남을 통해 얻게 된 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사람들과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과 동의보감이 알려주는 몸에 대한 이야기, 요가를 통해 알게 되는 내 몸과 마음에 대해 나누고 수련하고자 합니다.